📚 오늘의 책은? 📚
이번 독서는 라이언 홀리데이의 <나는 미디어 조작자다>!
브래스 체크 설립자이자 성공한 마케터인 저자가 오늘날 넷상에서의 여론이 어떤 방식으로 형성되는지 이야기한 책이다.
23세의 어린 나이에 아메리칸 어패럴의 마케팅 이사직을 담당하게 된 저자가 어떻게 미디어를 활용했는지, 그리고 오늘날 이런 방식으로 조작된 미디어가 우리 사회를 어떻게 침식하고 있는지를 자신의 경험을 통해 설명한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이루어져 있다. 목차가 다양하지 않은 만큼 한 부에서 다루는 내용의 양이 꽤 방대하다.
1부는 소셜 미디어가 뉴스를 조작하는 방식에 대해 다루고, 2부는 이러한 시스템에 잠재된 치명성에 대해 다룬다.
언급하고 싶은 내용이 많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블로그라는 미디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도 한 만큼 이번 책은 두 차례로 나누어 리뷰를 작성해 보기로 했다. 🔖
이 글에서는 1부의 내용을 중심으로 책을 리뷰해보고자 한다.
📚 1부 내용을 요약해 볼까? 📚
1부의 제목은 '괴물에게 먹이 주기'이다.
저자를 비롯한 마케터들이 자칫 괴물이 될 수도 있는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교활한 방식에 대해 다루었다.
소셜 미디어를 원하는 대로 조작할 수 있는 아홉 가지 전략을 예시와 함께 공부할 수 있다.
각각의 전략이 전개되는 방식은 다르지만, 그 기저에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 자리하고 있다.
첫째, 기자를 비롯해 오늘날 온라인상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내 글이 얼마나 노출되는가'이다. 글의 내용이나 독자의 지지가 아닌 단순한 클릭 수가 이들의 이익이 된다.
둘째, 따라서 미디어를 통해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글을 찍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그 과정에서 상당수의 글들이 내용의 진실성이나 근거의 정당성을 검수하지 못한다.
넷째, 휴대폰 화면을 터치하며 흥미로운 정보를 얻고자 하는 현대의 독자들은 정보에 대한 비판적 수용력이 부족하다.
1부의 내용을 통해서 미디어를 조작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며, 실제로 우리 주변의 소란스러운 '정보'는 대다수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정보에 대한 검토나 고민 없이 미디어에서 접하는 것을 무조건 사실로 받아들이는 우리의 태도 역시 미디어를 조작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데 한몫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책을 읽고 나면 당신 역시 지금까지 얼굴도 모르는 이들에게 완전히 속고 있었음을 짐작하게 될 것이다. 🤐
📚 인상 깊은 구절이 있다면? 📚
이미지와 오락의 시대, 즉각적인 감정 만족의 시대에,
우리는 정직이나 현실을 추구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
현실은 복잡하다. 현실은 지루하다.
우리에겐 현실의 혼란을 다룰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
크리스 해지스, <나는 미디어 조작자다> p.128
이 구절은 가짜 뉴스와 조작된 미디어가 만연하게 된 이유를 정확하게 짚어 준다.
신문이든, 뉴스 기사든, 혹은 사설이든 정보를 전하는 글은 당연히 누군가에게 읽힐 때 의미가 있다.
게다가 미디어가 발달한 지금은 단순히 누군가 내 글을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니 이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많은 이들이 읽고 싶어 하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한다.
결국 오늘날 인터넷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영양가 없는 글들과 거짓 뉴스는 재밌고 자극적인 것에만 관심을 가지는 평범한 사람들의 무비판적인 태도를 양분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가짜 뉴스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나는 가짜 뉴스의 생산자들을 비판하곤 했다.
내게 있어 그들은 다른 사람을 속이는 사기꾼이었고, 나를 비롯한 독자들은 순수한 피해자 입장이었다.
하지만 <나는 미디어 조작자다>를 읽고 나니 아무 생각 없이 가짜 뉴스에 흥미를 느끼고 정보에 대한 탐색 없이 그 내용 수용하는 이들은 순수한 것이 아니라 어리석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아가 가짜 뉴스의 확산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생산자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도 말이다.
뉴스를 보며 '저게 진짜일 리가 있나?'라고 생각한 적은 있어도, 진위 여부를 직접 검색하거나 탐구해 본 적은 없었다.
흥미로운 제목에 이끌려 멍하니 다음 뉴스를 보다 보면 사소한 의구심은 금세 사라졌기 때문이다.
'비판적인 독서 능력'이 학창 시절에나 강조되는 교과서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오늘날 가짜 뉴스 문제의 심각성에 나 역시도 기여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스스로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다.
소셜미디어는 인간이 다른 인간과 소통하게 해주는 도구의 모음이 아니다.
그것은 기술이 자기 조직화의 광란 속에서 인간을 이용하여 서로 소통하게 해주는 임베딩 메커니즘의 모음이다.
<매트릭스>가 틀렸다. 당신은 전 세계에서 인간을 노예화한 인공지능의 건전지 동력원이 아니다.
그보다는 약간 더 가치가 있다. 당신은 전환 회로의 일부다.
벵카테시 라오, <나는 미디어 조작자다> p.140
우리는 우리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고 공유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조작되었는지도 모를 정보를 쉽게 수용하고 그것을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함으로써 기술 발전의 틈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이들에게 이익을 안겨주는 어리석은 사용자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전환 회로의 일부'에 비유한 이 구절이 현실을 부끄러울 정도로 잘 묘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도 자주 뉴스를 공유하는 편인데, 책을 읽고 나서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다.
내가 공유하고 싶어지는 뉴스들은 대부분 내게서 분노나 혐오의 감정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기쁜 소식이나 감동적인 이야기보다도 답답하고 화가 나는 일들이 훨씬 오래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저자에 따르면 미디어 조작자들은 그러한 인간의 특성을 이용해 쉽게 클릭을 유도하고 있다.
열심히 뉴스를 보고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눈다 한들 비판적인 사고를 할 줄 몰랐던 나는 미디어 조작자들에게 있어 독자가 아니라 한낱 '조회수'에 불과했을 것이다.
내가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고 있는 게 아니라, 미디어의 특성을 꿰고 있는 그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나를 이용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정보의 급류에 힘없이 휩쓸려 다니지 말고 그 물살을 제대로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독자들이 품고 있는 순진한 믿음이 있는데, 중요한 뉴스라면 알게 되리라는 믿음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정반대 주장을 하겠다. 당신을 찾아가는 것은 대체로 가장 덜 중요한 뉴스다. 소음을 뚫고 나가는 이야기는 극단적인 소식들이다. 당신이 놓치게 될 것은 재미없는 정보, 사람들이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 비밀스러운 것이다. 이것이 당신이 구독하고, 돈을 지불하고, 좇아야 하는 뉴스다.
<나는 미디어 조작자다> p.155
이 구절은 책의 1부가 주는 교훈을 제대로 관통하는 구절이라고 생각하다.
가짜 뉴스를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에게 진짜 중요한 정보를 고의적으로 가리기 때문이다.
우리가 의도된 가십이나 자극적이고 근거 없는 뉴스를 실어 나르느라 정신이 없을 때 정작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사실들은 미디어 조작자들에 의해 천천히 대중의 시선을 벗어난다.
우리는 우리가 알아야 할 정도로 중요한 뉴스라면 자연히 널리 퍼지리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정말 중요한 정보, 예컨대 기업의 치명적인 결점이나 정부의 새로운 사업 등의 정보는 권력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숨겨지거나 뒤늦게 밝혀진다.
미디어를 조작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고, 저자에 따르면 그에 수반하는 리스크도 적기 때문이다.
최근 며칠 동안 읽었던 기사 중 기억에 남는 것들을 떠올려 보았다.
고부 갈등이나 시위, 연예인의 경솔한 발언에 대한 뉴스 등 정작 나의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들 뿐이었다.
부끄럽게도 나는 뉴스를 찾아 읽는 편은 아니다. 즉, 이 기사들은 모두 조회수가 많아 상단에 랭크된 기사들이었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진짜 중요한 정보'를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셈이다.
저자의 말대로 재미없는 정보, 또는 정보를 가진 이들이 알리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비밀스러운 정보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아야겠다.
📚 글을 마무리하며 📚
<나는 미디어 조작자다> 1부를 통해 의도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정보를 조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진심으로 놀랐다.
한편으로는 넷상의 수많은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던 나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다.
지금껏 가짜 뉴스를 만드는 사람이 문제라고 생각했지 정작 그것을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고민해 본 적이 없었는데,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오늘날 미디어 조작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 역시도 그 일부고 말이다. 😑
오늘날을 '정보화 시대'라고 한다. 정보가 곧 힘이 되고 자산이 된다는 것이다.
나는 그런 세상에 살아가면서도 정작 올바른 정보, 뜻깊은 정보에 능동적으로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았다.
정보는 남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는 것이다. 앞으로는 책을 통해 알게 된 미디어 조작 방식을 유념하고,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되리라 다짐했다.
개인적으로 조금 딱딱하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책이었다.
언론, 미디어, 혹은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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